미니멀리즘: 적을수록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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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만화도서관 시리즈

크리스티앙 로셰 글 / 요헨 제르네 그림

김미정 옮김

분야: 1) 만화

2) 예술>대중문화

84쪽 / 145 × 205mm / 올컬러 / 양장본

정가 12,000원

발행일 2018년 7월 20일

ISBN | 979–11–86921–59-3 04600

이 책은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와 개성 있는 만화가가 만나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시리즈 지식만화도서관 제4권이다.

미니멀리즘은 친숙한 용어지만, 그 실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개념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미니멀리즘이 역사적으로 어느 시기에 유행했던 예술 사조나 창작의 방식이 아니라 어떤 사고 체계에서 비롯한 일종의 윤리적 형식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시대를 가로질러 ‘적을수록 많아진다’라는 철학적·미학적 신조를 음악, 문학, 미술, 건축,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현한 대표적인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처럼 작은 책에 함축적인 그림과 대사로 놀라울 만큼 많은 정보를 담았다. 이 책 한 권이면 동서고금의 세계적 미니멀리즘 작가들의 대표작과 그에 대한 해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본문 중에서

1855년 출간된, 영국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안드레아 델 사르토」(그는 ‘완전무결한 화가’로 불렸다)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적을수록 많아진다.” (안드레아 델 사르토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활동한 화가로 어떤 이는 그를 ‘결점 없는 화가’로 여겼다.) 이 표현은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으며, 독일 건축가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좌우명이 됐다. 후일 이것은 ‘미니멀 디자인’을 추구하는 이들의 좌우명으로 자리 잡았다. 이 표현은 지우고, 없애고, 꾸미지 않고, 선을 단순화해서 건축에 더 큰 힘을 부여하겠다는 의도를 실현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적을수록 많아진다(less is more)라는 유명한 구호에 반대해 포스트모던 건축가 로버트 벤투리는 미즈 반 데어 로에의 ‘적을 수록 많아진다’를 ‘More is not less, less is a bore’(많을수록 적어지지도 않고, 적어질수록 재미없어진다)로 바꾸었습니다. 『건축의 모호성』이라는 저서에서 그는 르 코르뷔지에가 등장한 이래 그것이 가장 중요한 건축 이론으로 평가되고 있음을 밝히면서, 형태가 단순화되는 경향을 비판하고 정반대의 것, 즉 북적대는 활기를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단언했습니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한 예술사조가 아니라 시간을 들여 숨은 것들을 발견하는 광대한 영역임을 이해시키기 위해 다시 감각적 접근을 얘기하겠습니다. 미니멀리즘은 중요성을 부여하거나 기쁨으로부터 의미를 끌어내기 위해 천재성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일상적으로 우리를 질식시키는 것들에서 스스로 해방되어,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을 발견하는 법을 배우는 일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그 사소한 것들’은 고통스러운 것들을 왁자지껄 부르짖기보다 기분 좋은 것들을 속삭여주죠. 이 책에도 썼듯이 미니멀리스트 건축에서는 감옥에 갇혀 있어도 꿈꿀 수 있고,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것은 수용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성공적인 미니멀리즘 건축물들은 수용의 공간, 삶의 공간으로 되도록 강렬한 삶의 순간들을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 음 50개를 연이어 치는 대신 하나의 음을 계속해서 장시간 연주해보면 알게 됩니다… 자신을 위한 음악을 듣고, 휘몰아치는 음표들의 홍수에 익사하지 않고 더 풍부한 감각이 끊임없이 밀려오는 현상을 체험하게 되죠. 미니멀리즘은 처음엔 멀리서 감지되는, 지극히 미미한 것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엄청난 양의 작위적인 것들에 게걸스럽게 탐닉하는 것보다 이런 과정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얻게 되죠. 싸구려 포도주를 통째 들이켜기보다 질 좋은 위스키 한 잔을 음미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이런 태도에 냉정한 측면이 있다고 말할 순 없겠죠. 오히려 대상과의 관계는 더 밀접해집니다.”

“미국의 미니멀 아트는 미니멀리즘에 속하지 않습니다. 그저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죠(혹은 여러 가능성을 모아놓은 것이죠). 게다가 미니멀리즘은 ‘절제’를 내세워 모든 정치적 성찰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저는 아르테 포베라의 몇몇 작품을 기꺼이 칼 안드레의 조각이나 프랭크 스텔라의 그림과 같은 차원에서 소개할 겁니다. 그들의 연결고리는 완벽한 정신적 공동체라는 데 있다기보다 모두 같은 것을 거부한다는 데 있습니다.”

작가 소개

: 크리스티앙 로세

작곡가이자 프랑스 공영 라디오 「프랑스 퀼튀르 France Culture」 프로듀서. 현대 문학, 음악, 미술, 만화 분야의 글과 저서를 다수 발표했다.

그림 : 요헨 제르네

『뉴욕타임스』 『르몽드』 『르엥』 삽화가로 활동 중이며, 라소시아시옹 출판사에서 여러 만화 작품을 출간했다. 2016년 드로잉 나우(Prix Drawing Now) 상을 받았고, 소수 만화가 그룹과 함께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옮긴이 : 김미정

이화여자대학교 불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불번역학과를 졸업했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 현재는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파리의 심리학 카페』 『라루스 청소년 미술사』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찾아서』 『재혼의 심리학』 『하루에 한 권, 일러스트 세계명작 201』 『기쁨』 『고양이가 사랑한 파리』 『인간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페미니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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