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

<아스퍼거 증후군 이야기>

작은표지

쥘리 다셰 글/마드무아젤 카롤린 그림/양혜진 옮김

분야: 그래픽 노블>의학
200쪽 / 190 × 250mm / 올컬러
정가 20,000원
발행일 2017년 6월 20일
ISBN | 979–11–86921–44-9 07510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

직장생활과 인간관계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젊은 여성이 자신의 문제가 성격적 특징이 아니라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일종의 자폐증에서 비롯했음을 깨닫고, 새로운 삶을 찾아간 경험을 소개한 자전적인 그래픽노블이다. 놀랍게도 일반인에게 생소한 이 증상을 앓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이유는 명확한 진단이 어렵고, 흔히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감추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주목을 끈다. 자신의 장애를 알게 된 저자는 대학에서 사회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강의하면서 일반이 잘 모르는 이 장애를 소개하는 노력을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다.

번잡하고 시끄러운 환경을 견디지 못하는 나, 잘못된 걸까?

평범한 직장인 27세 마그리트에게는 좀 유별난 구석이 있다. 회사 업무도 빈틈없이 잘하고, 책임감도 있고, 근무태도 역시 나무랄 데 없지만, 동료들과 잘 섞이지 못한다. 휴식 시간에 몇 명이 모여 수다를 떠는 것도 싫어하고, 점심때면 늘 혼자 식사하고, 엠티나 회식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빠지려고 한다. 설령 모임에 가더라도 번잡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해 어서 집으로 돌아가 고양이를 품에 안고 싶다는 생각만 한다. 그래서 파티를 즐기는 남자친구와도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직장에서는 ‘왕따’가 되었다. 소음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해서 평소에도 귀마개를 하지 않고는 지내기 어렵지만, 다른 사람들의 유머나 은유적 표현, 은밀한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해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이상한 구석은 또 있다. 매일 같은 시각에 같을 길로 같은 가게에 들러 장을 보는 등 미리 정해진 계획에 따라 정해진 일을 하다가 혹시라도 순서나 시간이 달라지면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진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면 상대에게 할 얘기를 미리 연습했다가 마치 기계처럼 억양도 없이 말하고, 특히 상대가 한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기이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마그리트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녀의 희망이 된 그래픽노블

결국,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한 마그리트는 자신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는다. 그러자 그때까지 자기 성격이 나빠 늘 인간관계를 망친다고 생각했던 고통스러운 죄책감에서 벗어난다. 그렇게 자신에게 일종의 자폐증이 있다는 사실이 확정되면서 그녀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자기 삶을 바라보고 여러 가지 문제에 현실적으로 대처하게 된다. 늘 갈등에 시달리고 죄의식을 안겨주던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직장을 떠나 대학으로 돌아가 오래전부터 꿈꾸던 사회심리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는다. 또한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그림을 그려준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 자전적인 그래픽노블을 출간하기에 이른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증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죄의식과 열등감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에게 이 엄연한 장애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하여 경험을 공유하고 주도적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자고 역설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무엇인가?

‘아스퍼거 증후군’은 1944년 오스트리아의 의사인 한스 아스퍼거가 ‘자폐성 정신질환’이라고 규정하면서 최초로 기술했다. 전 세계적으로 1만 명당 2명 정도가 이 증상을 보이고, 여아보다는 남아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어린이들도 자폐 어린이와 비슷한 반복적 행동을 보인다.
아스퍼거 장애인들은 타인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고, 어색하고 서툴다는 인상을 주며, 미세한 근육 운동을 잘 통제하지 못한다. 자동차나 컴퓨터 같은 한 가지 사물에 집착적인 관심을 보이는데, 이런 집착은 오직 그 대상에 관해서만 파고들고 말하려는 고집스러운 욕구로 나타난다. 자신이 집착을 보이는 대상과 관련 없는 일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받거나, 반복적인 자기 일상의 아주 사소한 부분이라도 방해받으면 혼란에 빠진다.
청년기와 성년기에는 심한 불안과 무력증에 시달리지만 오랫동안 이런 증상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갈 수도 있다. 자폐증과 달리 언어발달의 지연이 두드러지지 않고 지적 능력이 무난해서 진단되지 않을 수도 있고 특히 여성들은 자신의 증상을 감추는 능력이 뛰어나므로 단지 주의력이 부족하거나, 사회적·신체적으로 미숙하거나, 특수한 지적 능력이 있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화할 때 음성의 크기나 억양, 운율, 리듬에 변화가 없이 단조롭고 말투가 특이하다는 특징이 드러난다.
또한, 일상적인 습관을 보면 특정한 주제에 대해 강한 관심을 보이고, 듣는 이의 반응과 상관없이 이야기를 계속한다. 장황하고 말이 많거나, 갑자기 화제를 바꾼다거나, 문자를 있는 그대로를 이해한다거나, 말에 숨은 뜻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신에게만 의미 있는 은유를 사용한다거나, 상대가 한 말을 그대로 반복한다. 또래 친구와 사귀는 데 어려움이 있어 혼자 지내는 경향이 있으며, 늘 같은 길로 다니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는 습관에 익숙하며, 소리, 빛, 접촉, 맛, 냄새, 통증, 온도 등 자극에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지나치게 둔감하다. 또한, 우울증,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정신분열증과 강박장애를 포함한 다른 정신적 질병에 대한 위험성이 높다.

저자 소개

글쓴이 쥘리 다셰(Julie Dachez)

사회심리학 박사. 아스퍼거 자폐증을 앓고 있다. 자폐증에 대한 일반의 태도와 그 변화를 연구하고, 이 증세의 사회적 재현 현상과 그에 대한 대응 전략을 주제로 대학에서 강의하고 집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운영 중인 블로그(emoiemoietmoi.over-blog.com)에서 최근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그린이 마드무아젤 카롤린(Mademoiselle Caroline)

『파리를 떠나다』, 『수영복 입기 전 3킬로는 빼야 해』 등 자전적이고 유머러스한 그래픽 노블 작가로 유명하다. 하지만 2013년에는 자신이 겪었던 세 차례 심각한 우울증을 소재로 『추락, 심연 일기』를 발표해서 언론매체와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 쥘리앵 블랑이 시나리오를 쓴 『관광객』의 그림을 맡았고, 『임신은 장난이 아니야』, 『초보자들을 위한 결혼 매뉴얼』 등을 출간했다.

옮긴이 양혜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불어불문학과 국어국문학을,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출판사에서 외국문학 편집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좋은 책을 발굴하고 번역하고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그래픽노블 『아메리카』, 소설 『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 에세이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때』가 있다.

추천사

“오늘날 아스퍼거 장애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자폐’라는 말의 무게감 때문에 진료실에서 아스퍼거라는 진단명을 꺼내기가 어려웠다면, 요즘은 외래에서 오히려 보호자가 먼저 자신의 자녀가 아스퍼거 장애를 앓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묻는 사례가 부쩍 늘었습니다. 그럴 때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 책은 가볍지 않은 주제를 만화의 형식을 빌려서 진지하면서도 비관주의에 빠지지 않고 희망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묘사가 너무도 실감나서 저자가 혹시 내 환자들을 인터뷰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여러분도 이 책을 읽고 아스퍼거 장애에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스퍼거 장애와 관련 있는 분들, 아니, 아스퍼거 장애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모든 분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해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듭니다.” _이문수,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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