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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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섭 지음

분야: 그래픽 노블/교양
308쪽 / 152 × 220mm / 올컬러
정가 18,000원
발행일 2017년 4월 30일
ISBN | 979–11–86921–40–1 07810

일방통행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어느 사회나 서로 다른 생각과 이념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렇게 서로 다른 처지를 대변하는 목소리가 자유롭게 들리고, 때로 서로 부딪히고 때로 서로 섞이면서 모두 어우러져 살아간다. 하지만 자기 말만 쏟아놓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회, 한쪽 사정만 살피고 다른 쪽 사정은 외면하는 국가가 있고, 그런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은 불행하다. 내용도 그림도 매우 독특한 이 그래픽 노블은 한 젊은이의 이틀간 행적을 담고 있다. 첫 하루는 취업을 준비하는 주인공이 어느 날 저녁 친구와 선배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다음 하루는 몇 년 뒤 어렵사리 들어갔던 직장에서 퇴사하는 날의 복잡한 심경을 그린다. 저자는 이 이틀간의 행적을 통해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틀에 자신을 녹여 맞춰야 하는 현실에 절망하다가 끝내 이를 거부하고, 거짓 없는 자기만의 삶을 찾아 씩씩하게 떠나는 젊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루하게 연명하지 말고, 아름답게 살다 죽자
저자는 한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삶이 아름다움으로 채워져야 한다.”는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꿈을 잃은 이 시대 젊은이들이 취업에 모든 것을 걸고 조직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현실에서 어떻게든 자기 삶의 가치를 목적으로 삼고, 이를 우선하는 길을 찾자는 메시지를 던진다. 과거 식민지 시절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고, 분단된 나라의 비극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사회, 개발독재 시절에 향수를 느끼고 목적보다 수단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사회, 금수저와 흙수저, 부자와 빈자, 노인과 청년, 여성과 남성 갈등이 점점 더 심해지는 사회… 이런 현실에서 혼란과 갈등을 느끼는 젊은이들은 과연 어떻게 더 나은 삶을 스스로 찾아가고, 어떻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모순과 갈등에 시달리면서도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구조, 때로 부패한 관행에 물들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아름다운’ 젊은이들에게 감동적인 찬사를 보낸다.

실제 인물들의 사실성이 주는 생생한 감동
모든 주인공은 어느 정도 저자의 분신이고, 모든 등장인물은 어느 정도 저자의 주변인이라고 하지만, 이 작품의 인물들은 흔치 않은 사실성으로 독자에게 아주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조금 요란하고 거북하긴 해도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파 선배, 수십 년 전 북에 두고 온 앳된 아내를 만나러 이산가족 상봉 행사장으로 나가는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를 보고 소외감에 눈물짓는 할머니, 회삿돈을 횡령하고도 궤변을 늘어놓으며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는 직장 상사, 주인공이 잠시 마음을 빼앗겼으나 말 못 할 비밀을 감추고 있는 동료 여직원 등 극적인 상황에서 고통과 기쁨, 열정과 분노를 표출하는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다양한 감성의 스펙트럼과 전례 없이 생생한 서사와 표현으로 독자의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는다.

사진의 한계와 만화의 비현실성을 넘어서려는 노력
애니메이션과 디자인을 전공한 저자는 이 책에서 ‘살아 있는 그림’을 보여주려 애썼다고 고백한다. 때로 사진이 드러내지 못하는 현실감과 만화의 단순화된 선들이 표현하지 못하는 사실성을 놓치지 않고 화면에 옮기는 방법에 천착한 저자는 이 책에서 강렬한 현실적 표현으로 감정이 고조된 상황을 극적으로 묘사하고, 사실적 표현으로 등장인물과 배경을 묘사해 작품에 생동감과 감동을 배가한다. 기존 만화의 정형화된 형태, 반복적인 선, 코드화한 표현 방식에 익숙한 독자들은 이 책에서 그래픽 노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오선지에 콩나물을 수백, 수천 번 던진다고 베토벤의 교향곡 ‘운명’이 작곡될 리는 없겠지요. 하지만 누군가 오선지에 콩나물을 던진다면 그것은 나름 그만의 교향곡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16쪽.

“우리나라는 안 있나, 그 존댓말이 문젠기라. 그기 사회를 항상 수직으로 가른다 아이가. 젊은이들 창조성하고 노인들 경험이 조화를 이워야 하는데…” 48쪽.

“잘 들어라이, 모더니즘이 뭐냐면, 인간 하나하나가 역사의 주체라는 사상이다. 각자가 그걸 깨닫고 행동한 순간, 제왕같은 지배자가 사라져버린 모던한 세상이 된 기지.” 53쪽.

“니를 태워주지도 않는 만원 버스 기다린다꼬, 인생 낭비하진 말고, 진짜로 니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란 말이제. 인생이 좀 아름다워야 하지 않겠나? 87쪽.

“우리는 절대 이해 못 해.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들…” 250쪽.

높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문득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과 무언가가 조금씩 잊히고 있다는 느낌? 친구의 보물 제1호 만화책을 빌려 읽고 돌려주지 못한 채 멀리 이사했을 때 느꼈던 것과 같은 죄책감이 밀려왔습니다. 271쪽.

직업을 갖기 전에 인생의 가치관부터 먼저 가졌어야 했을까요? 272쪽.

평생이 아니라면 적어도 젊은 시절만큼은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우자고요. 280쪽.

지은이 소개

이봉섭
소유가 아니라 존재자체로 존중받는 사회를, 모든 인간들이 창조적 예술활동을 가장 우선시하는 세상을 추구하는 세 아이의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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